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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지방이 농사도 잘 되고 식량도 풍부했다는 편견

by 프레임 2022.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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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같은 열대 지방에서 3~4모작씩 하더라도

한 번 수확할 때의 수확량이 대개는 한국이나 일본 같은 온대 기후 국가들보다 적다.

이파리는 무성한데 알곡은 적은 것. 무조건 습하고 무더운 지방이라고 벼농사에 유리한 게 아닌 것이다.

근대화 이전까지 열대 지방의 인구가 온대 지역 인구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적었다.

열대 기후 국가들의 쌀 생산량이 높은 건 기본적으로 농경지 비율이 높아서 그런 것이다.

19세기 조선 시대에도 동남아와 비교해서 한반도의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이 더 높았다.

적당한 추위와 건조한 기후가 존재하는 곳이 농업에 더 유리하다.

동남아는 기후 특성상 1년 내내 비가 끊임없이 굉장히 많이 오는데 이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너무 많은 강수량 때문에 토양의 유기물질인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등의 성분이 죄다 쓸려나가고

이에 따라 토양의 산성화가 심해져서 작물의 영양분 흡수가 크게 방해받는 것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덥고 습한 환경으로 인해 병충해가 끊이지 않아 생산성에 또 감점 요인이 들어간다.

그리고 비가 자주 온다는 것은 동시에 하늘이 흐린 날도 길다는 의미이고

곡식의 성장에 필수 요소인 광합성을 할 시간도 적다는 뜻이 된다.

 

 

 

1800년경 일본 인구가 2,500만에서 3,000만 사이였는데

동시기 태국은 400만, 1911년 첫 인구 조사 때 826만 정도였다.

1921년 캄보디아의 인구는 대략 200만이 조금 넘었으니 동시기 조선의 1/10 수준이었다.

1800년경 대륙부 동남아 전체 인구가 2,000만에서 2,500만 정도였으니

동시대 일본이라는 나라 하나와 인구가 비슷하거나 더 적었다는 뜻이다.

열대 지방인 동남아는 근대화 이후에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화학비료의 도움과 농업 기술, 의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힘입어

농업에도 불리하고 각종 병충해와 풍토병으로 인해 사람 살기 힘든 땅이

인구가 넘치는 곳으로 바뀔 수 있었다고 보면 된다.

애초에 인간의 거주지로는 별로 안 좋은 땅이었다는 것이다.

절대 시각적인 이미지 때문에 오해하면 안 된다.

열대 기후는 온도 자체가 항상 높아서 초목이 무성한 것뿐이지

홍수나 각종 자연재해로 땅이 쓸려나가면 복구하기가 온대 지역에 비해 훨씬 힘들다.

땅에 양분이 없어서 다시 식물이 자라기가 힘들어 열대 우림 지역에서 숲이 한번 사라지면 망하는 것.

열대 지방의 라테라이트 붉은색 토양을 떠올리면 된다. 산화된 철분 가득한 영양분 없는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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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과연 벼농사가 아니라도 지천에 먹을 것이 널려 있진 않을까? 그렇지 않다.

열대 지방은 종의 다양성이 워낙 커서 생존을 위해 식물이든 동물이든 독을 품고 있는 개체가 많아

아무거나 먹었다간 그 자리에서 조상님 뵈러 가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유럽 북부나 러시아 툰드라 지방에 가면 지천으로 깔린 게 베리 종류인데 독이 없다.

오히려 사방에 깔린 과일을 아무거나 먹어도 별 탈 없는 곳이 온대와 냉대 기후이고

열대 기후와 가까워질수록 자연에 있는 과일이든 짐승이든 아무거나 잡아먹을 수가 없다.

기후가 선선해질수록 자연에 있는 것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고 더워질수록 독을 품은 개체가 많다.

하지만 쭉 열대 지방의 풍경 사진을 봤으니 알겠지만, 시각적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농업에 있어서 생각보다 안 좋은 기후이고 기술이 부족했던 전근대에는 사람이 살기 별로였을지 몰라도

에어컨도 있고 화려한 호텔도 즐비한 현대엔 잠깐 놀러 가서 지내기엔 아주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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