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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국어에 대해서 알아보자

by 프레임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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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내 수많은 지명들은 대다수가 한자어인데

부산(釜山), 인천(仁川), 대구(大邱), 대전(大田), 수원(水原), 창원(昌原), 등의 대도시부터 시작해서,

개포동(開浦洞), 대치동(大峙洞) 같은 동의 이름들까지 전부 한자어다.

심지어 시골로 들어가도 고덕면(古德面), 석문면(石門面), 병천면(竝川面) 등등

시골의 동네이름까지도 전부 다 한자어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한자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건 삼국시대부터인데,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한반도엔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중국으로부터 한자가 도입되기 이전의 지역/장소 이름은 분명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고대 한중일 사서에 과거 한반도의 토착언어 지명들이 남아있다. 


들어가기에 앞서 고대 한반도에 존재했던 언어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이 차트는 어디까지나 가설임)


고구려와 백제의 지배층은 부여에서 갈라져 나왔기에 "부여어"를 썼을거라 추측되고, 

한반도 남부에 있었던 마한 진한 변한의 부족국가들, 백제의 일반백성들 그리고 신라는

같은 계통인 "한어"를 썼을 거라 추측된다.


(부여에서 발원한 고대 한국어의 영역을 추측한 지도)

흥미롭게도 고대 한반도 남부 토착 언어 중엔

옛일본어를 사용했던 집단도 존재했을 수 있다는 가설도 있는데 (반도 일본어설)

아직은 가설의 영역이기 때문에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고대 한반도 남부엔 옛 일본어군 사용자들이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표시한 지도)



아무튼 한국어의 조상언어로 추정되는

부여어와 한어는 더 나아가 같은 퉁구스어족이라는 가설도 있지만,

일단 두 언어 사이에는 통역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의 말이 달랐다는 걸 학자들은 이를 어찌 알아냈을까?

이에 대해 일본이나 중국에 남아있는 사서에 기록이 적혀있긴 하다.




(대만에 보관되어있는 당나라때 그려진 당염립본왕회도. 왼쪽부터 신라인, 백제인, 고구려인)

예를 들어,

중국의 양서에는 "고구려와 백제는 말이 통하고, 신라와 고구려는 말이 통하지 않아 중간에 백제인을 두어야 했다." 라는 기록이 있고

일본서기에도 "백제와 고구려는 말이 같다"란 기록도 있고, 그 외에 당시 한반도내 여러지명들이 적혀있다.




즉, 학자들은 사서에 남아있는 지명들을 토대로 유추할수 있었던 것이다. 

지명은 동서양을 통틀어서, 한번 이름이 붙여진 이상 왠만하면 잘 바뀌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런던(London)은 과거 로마군이 주둔했을 때 붙인 이름인 "론디니움(Londinium)"에서 왔고,

이는 로마인들이 물러간 후에도 이름은 크게 바뀌지 않고 유지되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는 지역 원주민인 매사추세트족 (Massadchuset)에서 왔고

후에 백인 이주민들 사이에도 쭉 그이름으로 불렸다. 

참고로 Mass는 큰 언덕, Adchu는 언덕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일본의 오사카(大阪, 큰 언덕)와 유래가 같은데

고대엔 지역을 불문하고 지명은 그 지역의 지형을 본따 흔히 짓곤 했다. 

옛 한반도 내 지명들도 지세를 본따 지어진 이름들이 대부분 이었다. 



아무튼 이처럼 일반적으로 지명에는 강한 유지성이 있어서,

한번 붙은 지명은 거주민이나 왕조의 교체와 상관 없이

같은 의미 혹은 비슷한 발음 그대로 가려는 습성이 있다.

(물론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정복으로 싹 다 갈아엎고 아예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렇다면 한반도내 지명들은 한자 이름이 붙기 전 어떻게 불렸는지 대강 보아보자.




서울:
서울은 과거 삼국시대때는 아리/아라라고 불리었다. 이는 서울에 흐르던 한강을 아리라고 불르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 

아리를 음차하여 한자로 표기하려고 한것이 백제 위례성의 "위례"다. 

경주:
서라벌/서벌. 한어로 "벌/불/부리"는 들판 혹은 성읍을 뜻하는데 이는 "새 들"이란 뜻으로 영어로 하자면 "New Field"가 비슷하겠다. 

이는 후에 발음이 변하여 한 나라의 수도를 뜻하는 서울이 됬다고 추측.


부여:
소불/소부리. 현재의 부여군 부여읍에 해당.

충남에 위치한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성이 있었다. 사비란 단어 자체가 고유어 소불의 한자음표기이다. 

소부리 또한 발음이 신라의 서벌과 비슷한데 같은 어원이라고 학자들은 본다.


부산:
가마뫼/가마모이. 부산의 釜 단어 자체가 "가마 부"인데 부산의 산이 가마꼴이라 하여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뫼/모이는 한어로 산. 


대전:
한밭. 한은 고유어로 "크다"란 뜻이기에 후에 한밭은 뜻을 살려 한자어인 대전(大田)이 된다.

같은 맥락으로 한성 또는 한강의 한(漢)은 크다는 고유어 "한"의 음을 빌려쓴 것 뿐 중국의 한나라와는 일절 관계 없다. 


평양:
부루나. 부루도 한어로 들은 뜻하는데 평평한 들이었다는 뜻이란 의견이 있다. 그래서 한자어 개명시 평평하단 말인 평(平)이 들어가게 된다. 


대구:
다구벌/달구벌. 달은 부여어로 산이란 뜻인데, 즉 산이 있는 들.


인천:
미숫골. 원인천지역은 과거 미숫골이라 불렸는데, 이는 온조의 형제 비류가 터를 잡았다던 미추홀의 순우리말이다.

부여어로 "미, 미스"는 물이란 뜻이고, 홀/골은 성(城)을 뜻한다고 여겨지는데 번역하자면 물에 위차한 성.


인천 부평구, 계양구, 부천:
줄보뚝. 한자어로 음을 표현하여 주부토(主夫吐)라고 기록되어 있다. 긴 둑이란 뜻. 


울산:
울뫼/울모이. 고대 우시산(于尸山)이란 부족국가가 있었는데 시(尸)는 ㄹ받침으로 쓰였기 때문에 울산이라고 한다.

뫼/모이는 산을 뜻하는 고대 한어.


해주:
내미홀/나밋골. 바닷가에 파도가 많이 치는 절벽 지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부여어로 내미/나미는 파도/바다란 뜻.

그리하여 바다를 뜻하는 海를써서 해주가 된다. 일본어로도 파도가 "나미"인 점이 특이하다.


수원:
물골. 과거 물이 많이 흐르던 골자기라하여 물골이었는는데 뜻을 그대로 따 한자어인 물 수와 근원 원을 합쳐 수원이 된다.


강릉:
가사라/하슬라, 고구려가 이 지역을 지배했을 때 하슬라(何瑟羅)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고대 고구려어 발음으로는 "가사라"라고 하는 설이 있다.


공주:
고마나루. 곰을 뜻하는 고대어 고마와 항구인 나루가 붙어서 고마나루. 공주의 공(公)은 곰의 음을 빌려온 붙여졌다고 한다.


안동:
고타야/고챠. 그래서 훗날 발음을 살려 고창으로 개명되었다 후에 안동이 됨.


대천:
한내. 한은 고대어로 "큰"이고 내는 냇가이기에 큰 내라고 하여 대천(大川)으로 변경.


당진:
벌수지


서천:
아린/아림


천안:
도솔


옥천:
골뫼/골모이 



평택:
소사벌


봉화:
고사마


상주:
사벌


포항:
근오지


창원:
미오야마


경산:
사라


창원:
미오야마


고성:
고차/고자미. 자/잦은 고대 한어로 성(城)을 뜻하였기에 고성으로 후에 재명명. 


창녕:
비자벌


거제:
두루


시흥:
호조벌
 

군산:
마시로


나주:
발라


정읍:
고사부리/고비리


화순:
이른부리


영광:
무시이


합천:
한다사


논산:
가지내. 논산의 황산벌은 누르리모이부리.


청양:
고라. 과거 마한의 구로국은 고라를 음차한 것.


함안:
알라. 과거 아라가야의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


합천:
사이기


밀양:
미리미. 과거 밀양은 바다에 접했는데 물을 뜻하는 밀/미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 


철원:
모을동비. 철두루미란 뜻의 고구려어를 음차한 것으로 추정. 


토산:
오사함달





이 외에도 서울엔 수많은 순우리말 지명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대치동의 한티는 순우리말로 큰 언덕을 뜻하는데, 큰 대에 언덕 치가 되어 대치가 된다. 





서울 개포동은 한여울이라 불렸다. 한강이 이쯤 와서 큰 여울을 일으킨다 하여 생긴 이름이었다.




서울 흑석동은 과거 검은돌이 많다 하여 검을 흑, 돌 석을 써서 흑석이 되었다.





서울 아현동은 과거 순우리말로 아이고개라 불렸다. 아이와 같은 음인 언덕 아(阿)와 고개란 뜻인 언덕 현(峴)으로 아현이 되었다.





서울 응암동은 과거 매바위라 불렸다. 매의 모습을 한 바위가 있다하여, 매 응(鷹), 바위 암(岩)을 써 응암이 되었다.






대전의 탄방역은 과거 숯을 구워 팔던 동네가 있었다고 하여 숯골이라 불렸다.

그러다 한자화가 되면서 숯 탄(炭), 동네 방(坊)이 되어 탄방이 되었다. 





이렇듯 수많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지명이 곳곳에 있었으나,

대체 언제부터 모조리 한자어로 대체되어 버린 것일까?


그 시작을 따라가보면 신라의 경덕왕이란 인물이 있다.






이 경덕왕이란 인물은 757년, 한반도내에 순우리말 (부여어, 혹은 한어)로 존재하던 모든 지명의 이름을

모조리 다 한자어로 바꾸는 "한화정책"을 실시한다.


당시 당나라에 의해 세워진 질서를 충실히 따랐던 이 왕은


당시 "선진문화"인 당나라의 제도에 맞추어

크게는 도시부터 작게는 읍면단위까지 한반도내의 지명을 중국처럼 바꾸어 자칭 "선진화"가 되어야 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경덕왕 후로 전국의 모든 순우리말 지명들은

중국에 있는 지명과도 겹치는 등 사실상 "중국발음화"가 되어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남.


덤으로 고대 중국어를 따라한다고

받침도 많아짐에 따라 폐음절도 많아져 발음하기도 까다로워졌다

예를 들면,


하슬라 Hasla -> 강릉 GangNeung,

소사벌 Sosabul -> 평택 PyeongTaek,

고사부리 Kosaburi -> 정읍 JeongEub

사이기 Saigi -> 합천 HabCheon

고라 Kora -> 청양 CheongYang

서라벌 Surabul -> 경주 GyungJu

미오야마 Mioyama -> ChangWon






한 예로, 2018 겨울 올림픽 동안 평창(PyeongChang)발음을 너무나도 어려워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서 

친절히 "평창 제대로 발음하는 법" 이란 비디오까지 만들어 배포함.

그래도 핑챙, 푱챙, 피앵총, 피용창 등등 발음이 다 나왔다.





이 평창발음의 백미는 미국 폭스뉴스에 터지는데,





뉴스 자료화면에 미국의 유명 중화요리 체인점인 "P.F. Chang"으로 로고가 나온것.






P.F. Chang's는 미국에서 운영중인 중화요리 체인점. 


발음때문에 공영방송에서까지 중국이랑 헷갈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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