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은 1970~80년대 이후로
대략 10년 주기로 침체와 전성기를 거치게 됨
1980년대엔 타란의 대모험 (85년 개봉)와 같은
흑역사로 대표되는 극도의 침체기를 겪게됨
그러다 1989년 개봉한 인어공주를 필두로
미녀와 야수 (1991), 알라딘 (1992), 라이온 킹 (1994)
포카혼타스 (1995), 노틀담의 꼽추 (1996), 헤라클레스 (1997)
뮬란 (1998), 타잔 (1999)까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흥행작들이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이른바 디즈니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됨
이때 작품들은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한국, 일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둠
개봉했다하면 박스오피스 1위는 기본으로 먹고갔으니까
한국에서는 1991년부터 인어공주를 필두로
디즈니 르네상스가 본격 도래함
인어공주 1991년 서울관객 43만 동원
1991년 박스오피스 전체 7위
미녀와 야수 1992년 서울관객 59만 동원
1992년 박스오피스 전체 3위
알라딘 1993년 서울관객 64만 동원
1993년 박스오피스 전체 5위
라이온 킹 1994년 서울관객 92만 동원
1994년 박스오피스 전체 1위
노틀담의 꼽추 1996년 서울관객 34만 동원
1996년 박스오피스 전체 13위
뮬란 1998년 서울관객 77만 동원
1997년 박스오피스 전체 3위
타잔 1999년 서울관객 72만 동원 '
1999년 박스오피스 전체 8위
다이너소어 2000년 서울관객 65만 동원
2000년 박스오피스 전체 6위
흔히 우리가 겨울왕국 이전까지
디즈니 불모지로만 아는줄 아는데
의외로 한국도 찬란한 디즈니 르네상스 시기를 보냄
그러다 다이너소어 이후 침체기 시작되면서 잊혀짐
여담으로 디즈니 르네상스에 대해선 미국에선
당시 80년대 말 ~ 90년대 미국의 분위기와 맞물려 평가하는데
그도 그런것이 당시 미국은 그야말로 찬란한 시기를 보냄
냉전체제는 미국의 승리로 점차 해체중이였고
90년대 들어 전후 최장기 경제 호황기를 보내게 되는데
사람들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
당연히 문화쪽으로 지출을 상당히 하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디즈니, 할리우드 등 미국 대중문화가 크게 발달함
흔히 우리가 아는 90년대 할리우드 띵작들이 이때 쏟아져 나옴
빌 클린턴, 성욕에 미친 할배 아니냐
성 도착증 환자인데 왜케 미국에서 인기많냐 그러는데
그게 다 90년대 경제호황기때문에 그럼
뭐 빌 클린턴이 미국 남부의 전형적인 서민출신인지라
저학력 백인 블루칼라들에게 먹혀드는 측면도 크지만
이 사람 자체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는
유명한 슬로건으로 경제 이슈를 선점하는데 성공했고
이때가 미국민들에겐 가장 먹고살기 편했던 시절이라
빌 클린턴에 대한 향수가 어느정도 남아있음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 사실 남편 영향이 큼
지난 2016년 대선때도 선거의 달인인
남편의 조언 무시했다 패한건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지만 ㅎ
아무튼 미국의 40대이상 세대들에게 90년대란
정말 다시 되돌아가고픈 그런 시기임
(일본 45세이상 세대가 80년대 그리워하는 것과 같은 맥락)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흔히 1999년 개봉한 타잔까지를 디즈니 르네상스로 보는데
평론가들이나 디즈니 팬덤 일각에선
2000년 개봉한 다이너소어까지를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일단 디즈니의 첫 3D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수익적 측면으로도 월드와이드 3억 5천만달러을 기록하며 성공함
한국에서도 서울관객만 65만을 동원
2000년 전체 박스오피스에서 6위에 랭크되기도함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자취를 감춤
특히나 다이너소어 초반부에 등장하는
공룡알의 여정은 장엄한 음악과 영상미 등으로
대중들이 꼽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명장면 순위에 항상 최상위권에 랭크되곤 함
보면 뽕 찬다는 사람들이 은근 많음
디즈니의 3D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고
하지만 다이너소어는 디즈니 르네상스 최후의 불꽃이였고
이후 10년간 디즈니 입장에선 눈물나는 침체기가 시작되는데
이른바 디즈니 4대 흑역사가 연달아 나오게됨
쿠스코? 쿠스코! (2000년)
아틀란티스 : 잃어버린 제국 (2001년)
보물성 (2002년)
카우 삼총사 (2004년)
이 이 네 작품이 바로 그것
그 첫타자는 바로 쿠스코? 쿠스코! 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그간 정형화된 클리셰를 과감히 버리고
18세 이상 성인 관객들을 겨냥한 개그물이였음
뭐 처음부터 이런 컨셉은 아니였고 제작과정에서
수많은 수정을 거치면서 결국 이렇게 내놨는데
나름 디즈니가 야심차게 관객층 확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함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주로 어린이나 여성관객들이
주 소비층이였다면 이걸 18세이상 성인이나
남성관객까지 확장시켜보자 이런 취지였음
그래서 전통적인 남녀 러브라인도 싹 빼고
남자들의 우정에 주안점을 두고 스토리를 전개하게됨
한국에서도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자
두루 사랑받았던 개그맨 심현섭을 더빙으로 기용해
나름 마케팅에 신경쓰긴했는데
문제는 북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철저하게 망함
제작비가 무려 1억달러가 들었는데
월드 와이드 1억 7천만달러에 그쳤단 사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서울관객 7만을 동원하는데 그침
다이너소어때보다도 9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기록으로
역대 디즈니 개봉작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함
하지만 쿠스코? 쿠스코의 경우 디즈니 팬덤 일각에선
아픈 손가락, 비운의 띵작으로 불림
그도 그런것이 저조한 수익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나름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였고
작품 자체만 따지고보면 웰메이드 개그물임
그러다보니 최근들어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북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다시 재조명되고
재평가되는 움직임도 일고있는 상황
그리고 극장 수익이 망했을뿐이지
의외로 2차 판권시장등지에선 나름 선전해서
제작비 회수를 간신히 하긴 했고 (비디오용 속편도 나옴)
문젠 쿠스코? 쿠스코!보다 더한 실패사례들이 나옴
그 대표주자가 2001년 개봉한 아틀란티스로
1억 2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고
이 작품 또한 앞서 쿠스코? 쿠스코와 마찬가지로
디즈니의 전통적 클리셰를 상당부분 빼게되는데
문제는 이 작품 또한 월드 와이드 1억 8천만달러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는 점인데 뭐 실패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음
디즈니의 전통적 클리셰를 빼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어팬들이 대거 이탈했으며
18세이상 성인관객들을 겨냥하다보니
기존 13세 미만 아동관객들이 보기 어둡거나 불편했으며
그렇다고 성인관객들에게 흡입하는 매력 또한 부족했다는 점
한마디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애매한 노맛이라는 점
이 작품이 디즈니에게 특히나 뼈아픈 대목은
2000년대 들어 애니메이션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는 점인데
뭐 많이들 아는 이야기겠지만 드림웍스는
디즈니내 권력투쟁에서 축출된
제프리 카젠버그 등이 주도해 창립한 기업으로
초창기부터 타도 디즈니 노선을 명확하게 내세움
슈렉의 빌런 파콰드 영주는
당시 디즈니 CEO로 제프리 카젠버그를 축출한
마이클 아이스너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도 하고
(물론 드림웍스는 거기에 대해 일단 부인함)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클리셰를 비꼬는
장면이 다수 등장하게 되는데
문젠 2001년 같은 해 개봉했던
아틀란티스가 슈렉에게 철저히 쳐발렸단 사실
수익은 물론이고 화제성까지 슈렉이 넘사였음
이건 북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는데
슈렉은 당시 서울관객 100만을 돌파하며
전국관객 240만을 동원하며
2001년 전체 박스오피스 8위에 등극하지만
아틀란티스는 서울 9만 전국 18만을 동원하며
쿠스코? 쿠스코! 때보단 낫지만
슈렉 신드롬엔 철저하게 밀리게됨
그나마 아틀란티스가 쿠스코? 쿠스코보다
한국에서 더 흥했던 이유는 OST를 부른 사람이
바로 HOT 강타였기때문
요즘으로 치면 BTS 지민이나 뷔가
OST 참여했다고 보면 되는데
그나마 전국에서 칠현부인을 자처하는
여중 여고생들이 그나마 몰려가서 봐서 이정도가 나옴
아틀란티스에 관한 당시 후기들을 보면
오히려 어린이 관객들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교복입은 여중여고생들만 그득했다고함
이로서 2000년대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패권은
픽사 VS 드림웍스 양강체제로 급속도로 재편됨
전통의 강호 디즈니는 그후 뒷방 늙은이 신세로 밀려남
물론 그후 그간 계약 관계에서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전격 인수하면서
픽사의 인력들이 대거 디즈니로 넘어오고
지금은 보란듯이 부활에 성공했지만 ㅎ
여담으로 아틀란티스의 히로인인 키다의 경우
공주고 디즈니 최초의 여왕임 (공주출신)에도 불구
디즈니 프린세스에 제외되는 비운을 겪기도함
뭐 비슷한 사례로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가 있으나
그들은 워낙 독보적인 흥행과 수익성이 있다보니
별도 독립된 프랜차이즈로 활용되는 반면
키다는 디즈니에서도 거의 흑역사 취급하며 활용안함
아틀란티스도 훗날 비디오용 속편도 나오고
디즈니가 어떻게든 활용해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오히려 작품의 퀄리티만 하락시켰단 평가를 받게됨
즉 안하니만 못했단 소리
아무튼 쿠스코? 쿠스코!, 아틀란티스 연이은 실패에도
디즈니는 굴하지않고 제작비 1억 4천만 달러를 들여
2002년 보물성을 내놓는데 사실 보물성은
디즈니 입장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야심작이기도함
전 장면에 딥 캔버스를 적용 압도적인 영상미를 자랑했으며
스토리 라인도 비교적 준수하단 평가를 받았으나
문제는 망해도 오지게 망함
제작비만 1억 4천만 달러가 넘게 들어갔는데
월드와이드 수익이 1억 달러 겨우 넘었다는 점
뭐 기술적인 발전과 적용엔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천문학적인 손실이 나다보니 대재앙이 된 셈
하지만 마냥 흥행수익만 놓고 저평가하기엔
작품 자체는 묻힌게 아쉽단 평가가 많은데
영상미도 영상미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캐릭터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도
기존 천편일률적인 클리셰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시도를 여럿함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빌런으로
그동안 역대 디즈니 빌런들이 절대악으로 등장해
선역인 주인공을 괴롭히다 끝내 몰락하는 루트를 밟았다면
보물성의 실버같은 경우엔 빌런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에게 제2의 아버지, 조력자 역할도 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임
그래서 디즈니 빌런중 그나마 가장 안전한 결말 (?)을 맞이함
이러한 영향으로 보물성에 대해서도 소수지만
코어팬층이 두터운 편이고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있음
참고로 보물성 본 더빙은 조토끼가 했고
한국에선 장근석이 참여했는데 평가는 호불호가 좀 갈림
한국에선 전국관객 23만을 동원했는데
최악은 아니였으나 부진한 성적임은 분명함
90년대 단관극장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서울관객 수십만은 족히 끌어모으던
디즈니 르네상스 시절과 비교하면 말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즈니 침체기를 이끈
최후의 흑역사가 나오는데
2004년 개봉한 카우 삼총사가 바로 그것
그나마 쿠스코? 쿠스코! 나 아틀란티스, 보물성등은
망하긴 망했어도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 기술의 발달, 작품성
뭐 이런 부분에서 긍정적 평가도 다수 있으나
카우 삼총사는 망하기도 오지게 망했지만 작품성 또한 좋지못한데
당시 언론에선 디즈니의 퇴보다 애니메이션 부문 포기한거냐
이런식으로 극딜할 정도였는데 아마 디즈니 좀 본 사람들중에도
이런게 있었어? 의아해할정도로 화제성도 저조한 작품임
한국에서 전국관객 1만 4천명을 동원했는데
내가 알기론 디즈니 역대 개봉작중 이게 거의 최저기록임
근데 개인적으로 쉴드를 좀 쳐주자면
킬링타임용으로 아무 생각없긴 보면 나름 재밌음
그리고 카우 삼총사는 다른 역사적 의미도 있는데
바로 개봉 한달전 지난 20년간 디즈니를 이끌면서
디즈니 르네상스를 주도했고 한때 황제로 불리면서
디즈니 그 자체로 불렸던 마이클 아이스너가
경영성과 부진등을 명목으로 해서
오너일가 + 캘리포니아 연기금 + 소액주주들 손에
거의 멱살잡혀 끌려내려오다시피 축출됨
언론에선 디즈니 황제가 폐위됐다 (?) 떠들정도 ...
그래서 카우 삼총사 + 마이클 아이스너 퇴진 등으로
2004년 디즈니는 우울한 한해를 보내게 됨
그러다 2006년 무려 무려 20%에 달하는 인력감축을 당함
마이클 아이스너 퇴진 이후 등장한
밥 아이거는 무려 15년간 디즈니를 경영하면서
정말 탐욕스러울 정도로 M&A에 열을 올리는데
이유는 딱 하나임 더이상 애니메이션만 믿고 못산다 이거임
사실 과거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주력으로 하여
테마파크나 소비재 부문, 미디어 부문을 캐리하는 형식이였으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체가 침체기에 빠져들고
대중들에게 그닥 먹혀들지 않으면서
다른 살길을 찾다보니 저렇게 탐욕스러울정도로 먹어치운거
그리고 이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부활시키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됨
가령 픽사 인수를 통해 존 라세터로 대표되는
픽사의 인력들이 대거 넘어와 픽사와 디즈니를 접목하며
디즈니를 환골탈퇴시켰고 그외 마블 등 콘텐츠를 대거 확보하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접목하는등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케하니까
흔히 2000~2009년을 가리켜
디즈니 침체기라고 많이들 말하고
무조건 그 시기 작품에 대해 폄하하는 시각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픽사등에 밀려서 그럴 뿐이지
릴로 & 스티치 같은 중간중간 흥행한 작품도 있고
로빈슨 가족과 같이 나름 수작 또한 존재함
다만 대중들의 주목도가 덜할 뿐이지
그러다 2010년 말 개봉한 라푼젤이
월드와이드 6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됨
뭐 미국, 유럽, 일본만큼은 아니겠지만
한국에서도 전국관객 100만을 동원해
아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살아있음을 보여줌
재밌는 사실은 오늘 언급한 4대 흑역사와 같이
디즈니의 전통적 클리셰를 파괴한 작품들은 침체기를 가져온 반면
디즈니의 전통적 클리셰에 비교적 충실했던
라푼젤 (서구권 프린세스물 + 남녀간의 사랑 + 뚜렷한 선악구도)은
오히려 디즈니의 부활을 이뤄냈다는 점이 인상적인 대목임
이런 사례들을 보면 무조건 새롭고 파격적인 걸 시도하는것도 좋지만
때론 기본에 충실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살리는게 좋다고도 생각됨
도전이나 모험은 자제하고 그냥 잘하는 걸로만 주구장창 파는게
세상 편하게 살수있구나 하는 생각도 듬 ㅋㅋ
뭐 요즘들어 다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흔들린다
삐걱댄다 이런 목소리도 슬금슬금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할 부분이긴함
사실 역사적 주기만 따지면 침체기가 올 타이밍이긴 한데
뭐 역사가 무조건 반복되는건 아니니까 ㅋㅋ
그리고 예전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흔들린다고
디즈니 자체가 휘청거리거나 망할 일은 더더욱 없고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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