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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가 3개월간 경험한 공산주의 사회

by 프레임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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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소설가는 문체가 유려하고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교과서에서도 많은 작품들이 실려있을 정도로 사랑받는 작가이심 

 

 

그 중에서도 자신의 유년생활을 포함한 자서전격의 소설이

바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소설

 

처음엔 무슨 동화인가 싶어 봤는데

작가 특유의 담담판 필체로 고향 개성시와 어린 유년시절을 펼쳐내 

꼬박 반나절 걸러 다 읽어낸 애장하는 책이기도 함

 

아름다웠던 개성시, 

이제 조금 철들 무렵 창씨개명을 해야 하는 일로 집안이 시끄러웠던 일 등

흥미로운 소재, 에피소드를 잘 풀어낸 띵작 ㅇㅇ 

 

 

그 중에서

이 책에서 작가는 20살 무렵 6.25를 맞는데..

(서울대 입학후 1달만에 전쟁 발발 ㅠㅠ)

 

안타깝게 서울에 갇혀 (6.28일 서울 함락)

9월 말 서울이 해방되기 전까지 3개월간 인공치하에서 생활을 함...

 

공산당은 곧바로 각 구, 각 동마다 인민위원회를 조직하고 위원장을 뽑고

인민재판을 시행하는 등 역사적으로 알 수 있는 공산주의식 행보를 펼쳤는데

 

이 때 작가가 경험한 몇 가지 에피소드가 인상적임

 

그것은 바로 같은 20대 또래들이 

눈물을 흘리며 김일성 장군을 찬양하는 모습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은 북한 인민들이 위대한 수령님의 말한마디에 울부짖는 

특유의 억지스런 사회주의 공동체 일면을 잘 알테지만..

 

놀랍게도 저 시절(!)에도 박완서가 목도한 장면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대학생 박완서도 소위 청년동맹이니 뭐니 하는 모임에 반강제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김일성 장군의 위대성을 논하는 모임의 대목에서

심어놓은 노동당원인지 자발적 공산주의자인지 알수없는..

처녀들이 눈물을 흘리며 김일성 장군을 찬양한다는 괴기스런 모습을 보게 됨...

마치 울부짖으며 신앙간증하는 신도들을 보듯이 너무 낯설었다고 고백함.

 

이미 몰래몰래 씹던 껌마냥 막걸리 한잔 들어가면 대통령 욕정도는 허용(?)되는

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 행위는 너무 부자연스러웠을 것임 

 

김일성은 72년 국가주석이 되고 (최용건 다음으로..) 유일 영도체계니 수령결사옹위니 주체사상이니 

우상화가 70년대부터 급격히 되었다지만

개인적인 신격화는 이미 40년대 후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들어서면서부터 도입된 개념이었음.

 

그 첫 스타트가 김일성 종합대학이기도 했고

예술가들을 포섭해서 스탈린 초상화와 함께 김일성 초상화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인 흔적도 그렇고 

 

종소리 들으면 침샘 터지는 파블로프의 개마냥

김일성, 장군님 소리 들으면 눈물샘 터지는 "진짜 빨갱이"들이 많았던 것..

 

이 사실을 목도한 작가는 점점 공산주의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게 됨 

 

자유로운 지성인, 양심인, 지식인들은 인텔리 계급으로 당에 충성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배제되어 제거당하는 현실

 

 

 

두 번째로는 궤를 같이해서 

"공산당 노래를 가르치는 여선생"의 모습이었음.

 

참하고 예쁜 선생이 아이들을 새끼오리 데리고 다니는것마냥 졸졸졸 데리고 다니며

김일성 장군의 노래, 공화국가 등등을 가르치는 것. 

기쁘고 발랄하게 아이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조선노동당과 김일성 수상, 공화국 찬가가 울려퍼지게 

철저히 세포세뇌를 하는 모습을 보며 대중선동선전과 심리전에 깊은 인상을 받음.

 

즉 인간의 개성과 자유로움을 말살하고

김일성을 찬양하지 않으면 죽는 사회

김일성과 당에 충성하지 않으면 배제되고 버려지는 민중

모든 것은 인민을 위한다는 실체없고 공허한 속임에 꾀어져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대중들..

 

고작 3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이었지만

작가는 거의 평생이 넘도록 분단의식을 직접 겪었던 작가로서 그녀의 작품 이곳 저곳에 영향받은 것을 서술함.

 

 

짧은 기간이었으나

빨갛고 매운맛으로 느낀 인공 치하의 삶은 한 작가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주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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